기억하는 구나. 약간의 씁쓸함과 기쁨이 공존했다. 그야 기억한다는 건 그때의 사건들도 기억하는 거니까.
잘하고 있는 것 같다면 다행이야.
그렇게 읊조렸다. 들려오는 미안하다는 소리에 고개 내저었다. 사실 그걸 바랬으니까. 사실 그 아무도 날 선택하지 않길 바랬다. 그래서 같이 있자고 말할때 망설인 것도 있다.
괜찮아. 그걸 바랬던 거야.
바위에서 일어나 가볍게 공중으로 점프하듯 한 바퀴 공중제비를 돌았다. 동시에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인간형으로 돌아와 고개 숙인채로 이리저리 돌려 머리를 털고 고개를 들었다.
몸은 성치 않고 옷은 곳곳이 찢어졌다. 머리의 이마 한 쪽에는 피멍이 크게 들어있고 곳곳에 상처들도 많았다. 마치, 추락한 것 처럼. 그래. 지금의 피터팬은··· 이 꿈 속에서의 피터팬은 날지 않고 있다. 아니, 못 날고 있다. 증오심이 전부 사라졌고 더 이상 피터팬이 아니니까.
피터팬 역할 말고 내 이름 알려줄까? 본명.
피터는 그때 그 역할이니까. 그리고 이제 죽어버린 그 이름이자 그 시절, 멈춰버린 나의 시간이니까.